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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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coc.tistory.com/notice/1

공지사항을 읽지 않고 일어나는 모든 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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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by @anonyblackmouse

 

 

 

 

 

개요

 

눈을 뜬 하루하루가 저주스럽습니다.
이 피도, 살도 전부 당신의 것이지만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돌아와서는 안 됐습니다. 당신이 아닙니다. 살아야 했던 사람은, 지금 이 몸으로 삶을 이어나가야 했던 사람은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이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이 좀먹어갈 때면 꼭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을 괴롭게 만드는 그의 목소리가.

‘괜찮아요. 내가 곧 당신이고, 당신이 곧 나잖아요.’

그래요, 괜찮습니다. 아뇨, 괜찮지 않아요. 그가 당신이 되었고 당신이 그가 되었기에, 비틀린 감정은 오늘도 두 사람을 집어삼킨 저주 밑바닥으로 끌어내립니다.

 

똑똑똑-,
어둠이 녹아든 당신의 집에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 소리가 들려옵니다.

 

 

 

 

 

시나리오 정보

 

　인원　 1:1 타이만 ┃ 2인 개변 추천 X

　분류　 레일로드, 폐쇄형 ┃ RP 권장

 

　시나리오 분량　 ★☆☆☆☆ (RP에 따라 상이하나, 3시간 내외 플레이 가능)

　로스트 가능성　 KPC ◎, PC ○

 

　마스터링 난이도　 ★★☆☆☆

　플레이어 난이도　 ★★★★☆

 

　추천 기능　 자료조사 ┃ 전투 가능성 ○

　추천 관계　 -

 

　배경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Ending 4 이후, 몇 개월이 흐른 날.

 

 

　주의사항　 

악의적이고 모독적인 분위기가 주를 이루며, 스토킹, 납치, 인체실험,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신성모독(반 기독교적 오컬트), 자해에 대한 직·간접적인 묘사 등, 비 인륜적이며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요소가 다수 등장합니다.

KPC 구제와 창작 요소가 있습니다. 기독교를 포함한 여러 신화/설화 메타포를 차용해온 부분이 존재합니다.

 

 

 

 

 

시나리오 링크

 

docs.google.com/document/d/14KtDJTxdiZ0QGUihcvtvga8Cz5boyNX5rRfeaP_H2ng/edit?usp=sharing

 

 

 

 

 

후기

기독교적 메타포가 존재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해당 소재를 메인으로 삼길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아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오컬트 소재를 연출하다보니 그 방향으로 모독적인 분위기가 두드러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 니알라토텝의 가면들 》펀딩 페이지에 올라온 창작자 게시글의, ‘니알라토텝은 인류가 생각하는 악마의 이미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신화적 존재입니다.’라는 문장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tumblbug.com/nyarla/community/89d8991c-315b-49af-93ef-b0b44694b429

 

니알라토텝이 ‘악마’의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신이라면, 니알라토텝을 숭배하는 것은 ‘악마 숭배’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데서 구체적인 구상이 이루어졌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상상할 때까지만 해도 종교 소재가 부각되지 않도록 하려고 했는데, 처음 의도대로는 완성되지 못한 거 같습니다.



소재 사용에 있어 굉장히 고민이 많았던 시나리오였습니다. 주의사항에 비하여 밍맹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오컬트라는 장르에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불쾌함과는 별개로 ‘현실에 맞닿은 종교의 소재를 사용하면서 유발되는 불쾌함은 최대한 없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성경과 완전히 일치하는 건 없도록 의도적으로 틀어버린 부분이 많아요. (죽음이 아닌 생을 위해 십자가를 사용했다거나, 못 대신 구속구라던가, 정방향이 아닌 역방향 십자가라던가... 하는 것들이요.) 그 노력이 보였다면 기쁠 거 같습니다. 이보다 더 자극적이고, 모독적으로 연출된 종교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 또한 있다는 걸 알지만, 이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동인연성이니까요. 선을 넘어가지 않는 일이 가장 어려운 거 같습니다. 혹여라도 연출로 인해 불쾌하신분이 계시다면 사과드립니다.

 

창작물 내의 영역이다보니 캐릭터의 죽음에 대한 무게가 비교적 가벼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지점이 없지 않지만, 분명 ‘죽음’과, ‘부활’이라는 것은 무거운 주제임에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죽음 탓에, 죽음에서 자신이 헌신하는 상대를 벗어나게 하고자 신을 등지고 신의 권위에 도전한 인간들의 배덕감과 절망을 담고 싶었습니다. 혹여라도 PC가 신을 부정해왔다고 하더라도요. 살인을 하며 신을 등졌던 『다만악』의 KPC와, 죽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신을 등지는 『어나버』의 PC가 대칭점을 이루게 하고 싶었습니다.

시나리오의 제목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Lama Sabachthani)』는 원문 구절이 뜻하던 바와는 달리, ‘어째서 나로 하여금 이러한 선택을 해, 당신(신)을 버리게 만들었는가.’ 즉, ‘어째서 내가 당신을 버리도록 당신이 나를 먼저 나를 버렸는가.’ 하는 의미를 담습니다.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인간의 사고입니다. 유신론적인 베이스가 없다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감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 안버리는데... 라고 중얼중얼하면서 썼지만, 생각해보니 하나님은 구약에서 많이 버리셨네요. 이러다 마른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악』에 많은 결말이 있었지만, 글을 쓴 입장에서 『다만악』의 클라이막스는 KPC와의 재회도, 앞으로 이어질 미래에 대한 선택도 아닌 ‘모든 것을 알게 된 PC’와 ‘레플리카’의 조우였습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에서도 헌신하는 또 하나의 자신을 마주한, 그 순간에 놓이고 말았던 PC의 감정선이요. 따라서 그 부분을 볼 수 없었던 4번 엔딩은 가장 아쉬운 엔딩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PC가 KPC의 몸을 이식받았다는 점에서 굉장히 뒷 이야기의 여지를 남긴다고 생각해, 유독 애착이 생기기도 했지만요.

이렇게 해당 시점에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시나리오가 구상되고 완성될 수 있도록 플레이 로그를 제공해주셨던 분들, 수위에 대하여 조언해주신 지인분들, 구상하는 모든 시뮬레이션 탐사자의 모델이 되어주며 항상 사랑하고 있는 R에게 감사를 표하며 후기를 마칩니다.